아레스의 분노를 노래 하라-「떠돌이 용병 아레스」

 류금철의 장편 만화 떠돌이 용병 아레스의 시작은 평범하다. 주인공인 아레스가 갈곳도 없고 돈도 없는 마당에 숙식 제공 및 간식 제공이라는 용병단의 광고를 보고 좋은 조건이라고 여겨서 그 용병단으로 들어가는 것이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첫 권부터 마지막 권까지 어떠한 형태로든 등장하게 되는 친구들인 미카엘과 바루나 그리고 고흐를 만나게 된다.
 
 
내가 처음 이 만화를 만나게 된 경위는 자세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아마 임광묵 씨의 지프러스를 구입하는 김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작품이기도 하고 권가야 씨의 남자이야기에 나오는 화실 이야기 부분에서 이 작가의 이름을 찾을 수 있어서, 궁금해서 구입했던 것이 시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 궁금해서 구입한 작품이 내가 이렇게 서평을 쓰게 될 정도로 수작이었을 줄은 정말로 몰랐다.

 만화인 만큼 그림은 중요하다. 작가의 그림 실력은……훌륭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이고 사실체보다는 만화적인 변용을 거친 만화적 그림체로, 소년만화에 어울릴만한 이 그림체는 이후의 이야기 전개에서도 훌륭하게 맞아 떨어진다. 귀여운 캐릭터에 잔혹한 전쟁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잘 어울리고 가끔씩 나오는 붓으로 그린 듯한 장면들 또한 가슴에 와 닿는다.




또한 놀라운 것은 보통은 장편 만화가 되면은 첫 권과 마지막 권의 그림체가 이질적일 정도로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이 뜻한 첫 권의 그림과 마지막 권의 그림이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작가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작가가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고스트 바둑왕 (원제:히카루의 바둑)」의 경우, 첫 권과 마지막 권의 히카루는……다른 사람이다. 「간츠」의 경우에는 첫 권에는 모두가 어눌했는데 끝으로 갈 수록 모두가 꽃미남 꽃미녀로 변신을 해버린다. 게다가 누가 누구인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비슷비슷해져 버린다. 그렇지만 「떠돌이 용병 아레스」의 경우는 결코 그렇지 않다. 정말로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얼굴을 구별할 수 있다. 이름 없이 나와서 이름 없이 가는 죽기 위해 나오는인물들 조차도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추고 있다. 얼마나 인간적인가!? 이것은 아마 작가가 혼자서 이 모든 만화를 그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꾸준히 혼자서 그리는 것은 외로운 작업이겠지만 처음과 끝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에는 커다란 도움이 될 테니까. (비슷한 작품으로 최근에 연재가 끝난 히라노 코타의 「헬싱」이 있다. 꼭 작가가 혼자서 그려서 그렇지는 않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의 그림체가 일정하고 스토리 라인 또한 중간에 어설프게 흔들리지 않는다.)


 만화의 1~2권에만 나오는 줄 알았던 소년은...


26권의 마지막에도 등장한다. 이렇게!



 
작품 곳곳에는 유머가 넘친다. 거의 모든 이들이 표정과 행동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러한 유머 넘치는 인물들이 일단 전투가 벌어지기만 하면 그보다 냉혹할 수 없게 변하곤 한다. 한심한 표정으로 상대방을 일도양단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일도양단이다. 그들의 검에 동정심이라는 것은 거의 없다. 때로는 누군가가 동정을 배풀어 적을 살려주더라도 그것에 못마땅해한 동료가 뒤로 가서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적의 목을 자르기도 한다.


1권부터 이러한 유머가!


김성모식 유머 또한 완비!

 

 만화의 그림에서 또 한가지 재미있는 특징은, 복장에 있어서는 현대의 것을 닮아있다는 것이다. 용병이 신발끈이 풀리는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게다가 그 신발은 익숙한 삼선의 무엇이다. 때때로는 트레이닝 복을 입기도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작가가 권가야 화실에서 있었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이러한 시도는 때로는 불필요한, 고증의 필요성을 없애면서 작품 내에서의 미적 다양성을 높이는 것에 매우 커다란 도움을 준다. 담배 또한 시중에서 파는 담배가 등장하고, 다른 물품들 또한 그러하다. 매우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화가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중세적인 전투를 재현한다.


 

이것은...삼디다스!?!?!



 이 만화에서 가장 칭찬해야 할 것은 사실 일리아스적인 요소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은 모두 죽기 위해서나오는 사람들이다. 주인공 편이든 주인공 편이 아니든 상관 없이, 스윽 나와서 한방에 죽는다.

칼 한 방에 죽는 이름 없는 깡패.


그렇지만, 우리 독자들은 그들에 대해서 애정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의 배경, 그들의 이름, 그들의 생각 이러한 것들을 작가는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것은 마치 일리아스와도 같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분명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노래하였지만, 그의 혹은 그 외의 인물들의 칼끝에서 스러지는 수 많은 전사들을 노래하였지만 그 죽기 위해 태어난 전사들에게 조차도 호메로스는 애정을 놓지 않았다. 작가 류금철 또한 그러했다.

일종의 첫 보스급으로 나오는 1, 2권의 시온 장군 또한, 그가 과거에 얼마나 영광스러운 장군이었는지, 왜 그가 도적떼의 두목으로 전락했는지에 대하여 작가는 꽤나 열심히 묘사한다. 이것은 심지어 그가 죽고 난 다음에도 여러 번 언급된다.


나름대로의 위치는 있지만, 사실 이야기 전개상 그렇게까지 중요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작가는 그에 대한 설명을 아끼지 않는다.


아레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첫 적이었지만, 이 세계에서는 위대했던 장군이었던 것이다. 그 이외에도 전쟁에 처음 나오는 자들, 전쟁에서 고통 받는 민간인들의 묘사 또한 애정 어린 작가의 손으로 그려진다. 23권에 나오는 린다 또한 그러한 인물이다. 그락시오 소년단의 단원인 101호는 전투에서 패배한 다음 린다의 집 앞에서 의식을 잃는다. 린다는 그러한 그를 돌봐주는데, 곧 다른 그락시오 소년단의 일원들이 그 집을 약탈하기 위해서 온다. 101호는 그들을 물리치고 본인은 이른바 약의 부작용으로 사망한다. 아무튼 린다는 죽지 않는다. 오히려 죽을 뻔 했지만 살아난 것이다. 하지만 곧 실로니카 병사들에게 처형 당한다. 실로니카 군도 일단은 크로노스의 동맹군이지만, 잔혹성 면에서는 적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등장하는 린다는 23권의 극히 일부 페이지에서만 등장하지만 우리는 그의 이름, 가족 관계, 살고 있는 위치를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묘사인가? 이 작품은 전투 장면을 매우 실감나게 그리고 있고 그 화려함 그 잔혹함 그 비참함을 잘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전투 외적인 장면들까지 이리 잘 그려놓았다니! 어찌 칭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적들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평가 또한 우리는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죽는다. 



예의상 해본 말이라.



 나의 서평은 최대한 이 이야기의 내용적인 것은 제외하려고 애썼다.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읽음음으로 마지막에 느낄 충격과 전율을 내가 빼앗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들어서, 읽으라!

by 9625 | 2009/01/27 20:38 | 리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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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i at 2009/01/29 14:22
어 나 이거 봤어 ㅋㅋ 완결났었구나
Commented by 9625 at 2009/02/16 17:41
ㅇㅇ 결국 완결이 낫어!! 크흐흐
Commented by 행인 at 2009/03/18 00:11
잘 읽었습니다...ㅎㅎ 내용이 정말 최고죠 한국만화에 이런 작품이있을줄은...ㅠ0ㅠㅋ ..아레스 최고...>ㅁ< 요즘 작가님의 신작 네피림존도 재밌어요~~
Commented by 9625 at 2009/03/18 02:36
네피림존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다음 구매 항목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ㅎㅎ
Commented by 프로토스 at 2009/04/28 22:41
안녕하세요~~
떠돌이용병아레스 좋아하세요?> 혹 떠돌이용병아레스와 네피림존에 관심이 많으시면 류작가님 팬카페에 놀러오세요 ^0^
http://cafe.naver.com/rgcares
Commented by 엉겅퀴 at 2009/04/29 22:47
예를 들자면 「고스트 바둑왕 (원제:히카루의 바둑)」의 경우, 첫 권과 마지막 권의 히카루는……다른 사람이다.
-> 이건 좀 아닌듯... 첫권의 히카루는 초6 입니다.. 마지막권의 히카루 나이는 잘은 몰라도 20살은 되어 보이죠....청소년기의 급성장을 잘 반영한 그림이라고 생각되는데...-_-;;;
예를 들려면 더파이팅이나 열혈강호 또는 유유백서를... 이 세만화는 첫권과 마지막권 또는 지금 연재분의 작화차이가 심하죠...
Commented by 프로토스 at 2009/06/10 19:40
죄송합니다.네이버 떠용아 카페로 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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